범인의 틀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11-04-07 22:09     조회 : 7840     범인의 틀 얼마 전 아들 녀석과 스테이크를 무한 리필 해준다는 신촌의 스테이크 집을 가던 중이었다. 연대입구에서 정체로 인해 도로에 가득한 차들로 나 역시 오도 가도 못 하고 있었다. 차창 밖으로 시선을 두자 밀려나오는 학생들이 보였다. 나는 그들이 참 부러워 보여 눈길을 때지 못했다. 주변에서 만난 사람들 중에 어느 학교를 나왔다 하면 그리 대수롭지 않게 흘려들었는데, 막상 입시를 치룬 부모가 되고 보니 또 다른 마음이었다. 저렇게 많은 학생들이 모두가 범상치 않은 성적으로 입학한 이들이라 생각하니 저들에게 찬사 반 부러움 반 아이들에게 걱정하는 맘 반 해서 씁쓸한 맘을 금치 못했다. 형편없는 세간의 상식으로 가끔은 길을 아는 듯이 간간이 교훈적인 이야기로 세상사는 이야기에서 조금 벗어난 말을 하면서 사는 인생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딸 아이 입시를 치루면서 받은 느낌은 벋어난 활시위가 과녁을 향하기보다는 과녁 위를 지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유전적인 영향인지 딸은 미술과 연관된 공부를 했고 뭔지 맞지 않는 바코드를 읽히는 것처럼 제대로 전념하며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늘 속을 끓이게 하더니 결과적으로 필수적인 선택을 하게 되었다. 세상을 사는 모든 부모의 마음이 다 그러 하겠지만 자식 잘 되는 것을 기뻐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사람 사는 동네 이야기이려니 하면서도 내가 살면서 받아들일 일과 받지 못하는 일이 참 많다 생각한다. 자식 놈이 담임한테 제출할 노트에 “우리부모님은 말씀을 들어보면 전교1등을 하신 것 같다.” 라는 글을 보면서 속물근성을 버리지 못한 범인의 틀을 바라보며 또 하나의 틀을 짜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머리를 손에 묻고 빈 웃음만 짖는다. 내가 아이들한테 너무 잘난 척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