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문인화가' 월전의 울림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07-08-13 19:55     조회 : 9980     '마지막 문인화가’ 월전의 울림 한국 ‘현대 문인화’의 개척자인 월전 장우성 화백(1912~2005)의 작품, 소장품을 상설전시할 ‘이천시립 월전미술관’이 14일 개관, 개관전을 연다. 가을발 기러기 소리 ‘월전, 그 격조의 울림’이란 이름의 개관전(9월26일까지)에는 시서화(詩書畵)를 갖춰 현대 화단의 마지막 문인화가로 평가받는 월전의 시기별 주요 작품과 생전의 고미술 소장품, 이제는 화단의 원로인 제자들의 작품 등 모두 200여점이 선보인다. 월전 작품은 인물화와 산수풍경, 화조·영모화, 서예작품 등 1930년대부터 2000년대에 걸쳐 모두 60여점이 나온다. 생전 가장 아끼던 작품의 하나이자, 간결한 먹점과 선으로 구성된 절제된 화면, 화제(畵題)로 “현대 문인화의 백미”란 평가를 받은 ‘가을밤 기러기 소리’(1998년), 중국 근대 전각계의 거장 오창석이 화가 임백년을 위해 새긴 인장을 감상한 뒤 쓴 서예작품 ‘畵奴(화노·그림에 사로잡힌 노예)’(1999년), 휴대폰과 선글라스 등을 등장시켜 세태풍자를 담아낸 ‘단군일백오십대손’(2001) 등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여백의 미를 최대한 살리고 진한 색채를 가미한 ‘고향의 오월’과 수묵을 주조로 한 ‘소나기’ 등의 산수풍경화, 유관순·이순신·정약용·김유신·윤봉길 등의 표준 영정을 그린 월전의 유명 인물화인 ‘한국의 성모자상’ ‘청년도’ ‘면벽’ ‘오원대취도’ 등, 화조·영모화로는 ‘조춘’(1935년)과 ‘노묘’는 물론 사군자 작품이 대거 선보인다. 또 개인소장품인 ‘서록도(瑞鹿圖)’ ‘홍백매십곡병(紅白梅十曲屛)’ 등도 출품된다. 개관전에 초대작가로 참여하는 월전의 제자는 24명. 권영우 박노수 부현일 송계일 송영방 심재영 윤옥희 이경자 이규선 이민자 이석구 이열모 이영자 이영찬 이인실 이종상 임송희 장상의 장선백 전영화 정치환 정탁영 한영옥 홍석창이다. 화노 생전 고미술품에도 큰 관심을 가진 월전은 한국과 중국의 서화와 서책, 인장, 도자, 문방구 등을 수장했다. 전시회에는 안평대군 이용의 필적과 퇴계·율곡·정철의 진적, 김정희·김홍도·장승업 등의 작품을 비롯해 중국 유명 서화가들의 각종 고미술품 100여점이 나온다. 월전은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총독상을 수상하는 등 주목을 받았으며, 해방이후 서울대(1946~61), 홍익대(1971~74) 교수로 후학들을 양성했다. ‘문인화의 현대화’ ‘한국화의 새로운 시도’를 이끈 그는 만년에 월전미술문화재단을 설립, 사재를 공익화했다. 그러나 친일 전력으로 논란을 낳기도 했다. 이천시 관고동 설봉공원내의 미술관은 기존 월전미술관 한벽원(서울 팔판동)을 확대개편해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5개의 전시실 등과 월전기념관 등으로 이뤄졌다. 초대 관장은 월전의 3남인 장학구 월전문화재단 이사장이 맡았다. 미술관은 월전미술재단 소장품과 유족소장의 유작 등 모두 1500여점을 기증받아 개관됐다. (031)637－0033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