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 이용한 선묵화 선보인 미대 출신 범주 스님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09-05-13 22:49     조회 : 10894     옻 이용한 선묵화 선보인 미대 출신 범주스님 고통 속에 그린 달마도 세상 치유하길 `달마의 대가`가 말한다. 달마도는 부적이나 미신이 아니라고. 12일 서울 인사동 한 식당에서 만난 범주 스님(65)은 하얀 수염만 빼놓으면 영락없는 달마 그 자체였다. 37년 동안 먹으로 달마를 그리며 마음을 닦았다. 그가 말하는 선묵화(禪墨畵)는 자신의 수행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림을 보는 다른 사람들을 위한 보살행도 담고 있다. 범주 스님은 "달마 대사는 선(禪)의 원조입니다. 제가 그리는 달마도는 선수행의 일환으로 맑은 기운을 찾기 위함입니다. 그 기운이 그림을 보는 사람에게 전이돼 마음을 정화시키는 것이 제 수행의 종착역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제 스님은 고통의 수행으로 넘어갔다. 최근 1년 동안 옻칠(漆)을 이용한 선묵화인 칠선화(漆禪畵)에 도전해왔던 것. 안경 장갑 방수복에 마스크까지 착용하고 그림을 그려도 옻이 올랐다. 염증이 생기고 고통스러운 가려움이 뒤따랐다. 그는 "남들은 왜 그렇게 고통스러운 소재로 그림을 그리냐고 말하지만 내겐 더할 수 없는 귀한 도구"라며 "옻을 이용해 그려 놓으면 1000년을 갈 정도로 보존성이 좋다. 선수행 정신이 그 정도 보존된다면 이깟 고생쯤이야"라고 말했다. 칠선화의 밤색 바탕은 수백 년 묵은 듯한 `고화(古畵)` 분위기를 전한다. 알고보니 법주 스님은 출가 전에 홍익대에서 서양미술을 공부했던 미대생. 스님은 "인생의 의미를 찾기 위해 미술을 배웠지만 빈 마음을 채울 수 없었다"며 " `참 나`를 알기 위해 선사상에 심취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법주 스님은 고 숭산 스님과 함께 10여 년간 국외 포교활동에도 용맹정진했다. 미국 LA 달마사 주지도 거쳤다. 지금은 속리산 사람이다. 속리산에서 달마선원을 연 지도 올해로 열여덟해가 되었다 그러나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린 것은 하나의 퍼포먼스 때문. 2005년 부산 APEC 세계정상회담 때 부산 범어사를 찾은 영부인들 앞에서 1m가 넘는 대형 붓으로 달마를 그려냈다. 스님은 "큰 붓으로 그림을 그릴 때 `무아(無我)`가 된다. 보는 사람들 또한 잡념이 사라지고 마음이 정화되는 순간을 경험한다"고 설명했다. 범주 스님은 오는 20~26일 칠선화 100여 점과 선차기(禪茶器) 50여 점 등을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전시한다. 옻칠을 좋아하는 일본인들을 위한 전시 계획도 따로 갖고 있다. 그에게 옻은 고통의 수행도구가 아니라 사라지는 전통문화를 상징한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