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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박물관전시(2004.5.2)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06-01-23 10:17     조회 : 2947    
韓紙에 담은 상생의 원리

[세계일보 2004-05-02 19:21]


“이제 저 자신의 길을 가고 있음을 인정받는 것 같아 무엇보다 기쁩니다.”
현역 전업작가로서는 이례적으로 박물관 초대전을 갖게 되는 화가 임효(49)씨의 감회는 남다르다.

어느 시대나 그림으로 먹고 산다는 일은 그렇게 녹록치 않았다.
“생계는 ‘산 입에 거미줄을 치겠냐’며 뚝심으로 버틸 수 있었지만 제 작업이 제대로 되어 가고 있는지 자문할 땐 언제나 막막했습니다.”
한지의 고향 전주, 그것도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유형식)에서 4일부터 28일까지 ‘임효 작품전’이 열린다.

대표적인 한지작가로 알려진 임씨는 전통기법을 사용하여 산천의 아름다움과 신화를 형상화한 작품들을 내놓는다.
“그동안의 고뇌를 이번 전시작품에 담아보았습니다. 숙성된 발효식품처럼 깊은 맛이 느껴졌으면 합니다.”

그의 작품은 수묵을 한지에 그려 물 속에서 발효시키는 ‘우림수묵’ 과정과 전통한복의 염색과정처럼 옻, 쪽물 등의 천연염료를 종이에 들이는 ‘드림수묵’ 과정을 거친다.

닥나무를 원료로 ‘우림수묵’을 한 한지 판 위에 ‘드림수묵’을 한 한지를 중첩시켜 발효의 과정을 밟는 한편 선을 긋고 질감을 설정하는 마무리 작업을 한다.
이어 들기름과 콩댐에 의한 도장작업과, 탈색을 방지하고 색감의 발효성을 높이기 위한 옻칠작업이 뒤따른다.

전시되는 근작들은 ‘상생(相生)’이라는 주제의 연작이다. ‘상생-만남’ ‘상생-갈망’ ‘상생-신화’ ‘상생-대화’ ‘상생-관조’ 등의 작품들은 강한 필선과 은은한 먹, 현란한 옻칠로 추상의 세계를 표현한다.
“상생이란 배추와 각종 젓갈이 어울려 맛깔스런 김치가 되는 이치와 같지요. 서로를 녹여내 숙성되는 것입니다.”

그는 지금까지 그려온 ‘자연’의 연장선상에 ‘신화적 요소’를 가미했다. 자연과 신화의 본질을 ‘생성윤회’라고 보는데 여기에 몇년전 인도여행에서 얻은 ‘시간’의 개념이 들어간다.
그가 경험한 시간 개념은 토템이라든가 선사시대 암각화에서 느낄 수 있는 생성의 에너지와 서로가 서로에게 삶을 부여하는 상생의 가능성을 포함한다.

(063)224-0799

편완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