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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화가 임효 개인전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08-05-26 08:10     조회 : 5197    
한국화가 임효 개인전, ‘비워진 산수’ 궁극은 無我.
28일부터 인사동 선화랑서

세련된 한국적 이미지 선봬 세련된 감각의 한국적 이미지를 선보여온 한국화가 임효(54)의 개인전이 28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채움과 비움’. 작가는 전시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의 작품에 나타나는 자연, 시간, 생성과 상생의 궁극적 목적은 무아(無我)로 집약할 수 있다”며 “궁극적인 무아에 이르기 위해 건너야 할 경계는 바로 공이고 그것이 비움과 채움의 시간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움', 133*66cm. 수제한지 위에 먹과 채색. 자개, 옻칠. 2007

‘그림으로 수행하는’ 작가인 그는 그동안 노장사상과 불교의 윤회에 근거한 작품활동을 해왔다. 그에게 ‘비움’과 ‘채움’은 서로를 향하는 몸짓이자 그리움이다. 비움이 없이는 결코 새로운 것이 채워질 수 없는 법. 비움은 채움의 또 다른 모습인 것이다. 작품에 ‘채워진 산수’보다 ‘비워진 산수’가 많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는 “돈을 많이 벌고자 하는 욕망, 높은 자리에 올라 권세를 탐하고자 하는 욕망이 가득하다면 끝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며 “비워져 있기에 나는 소리, 그것이 나의 작품에 나타나는 향기이며 소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여백의 미’는 산수화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진정한 여백의 미는 우리 마음 안쪽에 자리잡은 서두르지 않고 넘치지 않는 여유로움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그의 이러한 작가정신은 작품 가격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중견작가지만 작품 가격에 결코 무리가 따르지 않는다. 스스로를 아직은 젊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재언 미술평론가는 “이번 작품에서 느껴지는 우리다움의 편안함과 넉넉함은 현대인의 삶이 여유롭지 못함에서 비롯한 ‘우리의 정체성에 대한 그리움’”이라며 “모노크롬의 단조로운 화면 구성이 주류를 이루는 추상적 화면도 눈여겨볼 대목”이라고 평했다.

임효는 1990년 동아미술제에서 동아미술상을 받으면서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호방하고 역동적인 필력의 수묵화를 선보인 그는 이후 우리 정서와 본질의 정체성을 찾는 작업에 매달렸다.


'열망'. 214*151cm 수제한지 위에 먹과 채색, 옻칠. 2006

이번 전시에선 자연 현상을 추구한 지난 전시(‘생성과 상생’)와는 달리 은유적 소생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강렬한 원색의 작품들(‘그리움’ ‘환희’ ‘열망’ ‘정원’ 등)이 내걸린다. 평면 회화의 단순함을 극복한 부조기법을 사용해 시각 언어를 강조한 작품들을 살펴볼 수 있다.

그는 수제한지를 1년에 걸쳐 직접 제작해 이를 천연염색한다. 그 위에 매화 달, 소나무, 정자, 복숭아 등을 현대적 감각으로 그려낸다.

화면을 부위별로 두드려 만든 독특한 질감은 부조판화를 마주대하는 듯하고, 은은한 향이 채워진듯한 텅 빈 화면은 비움의 철학을 묵시한다.

임효 작가는 1999년 선미술상을 수상했고, 17회의 개인전과 100여회가 넘는 단체전을 가졌다. (02)734-0458


세계일보 2008.05.25